영혼의 성장

짧은 기억력

샘솟는 기쁨 2010. 1. 9. 12:12

짧은 기억력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는 어느 날 아버지에게 묻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조건은 무엇이냐고 말이지요. 아버지는 아주 간결하게 대답합니다. “짧은 기억력이지.” 결혼이란, 삶이란 잊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패스의 달인으로 불리는 럭비 선수가 있습니다. 기자들이 그에게 멋진 패스의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짧은 기억력’이라고 대답합니다. 방금 전에 받지 못한 패스의 기억을 빨리 지워버려야 지금 패스를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알고 보니 거의 모든 운동선수들은 실수를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좋은 플레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해를 잘 보내는 비결도 같은 것이 아닐까요? ‘짧은 기억력’으로 잊어야 할 것들을 잘 잊는 것, 결코 오래 붙들지 않아야 할 감정들을 빨리 떠나보내는 것, 그것이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인지도 모릅니다. 한 꾸러미의 기억을 ‘짧은 기억력’의 꼬리표를 달아 떠나보냅니다. 자유로에서 비상등을 켜고 3리터의 연료를 기다리던 부끄러운 기억도, 누군가가 내게 잘못 보내온 문자메시지도, 무례한 어떤 사람을 향해 품었던 작은 미움도, 속물적인 나 자신을 향해 보내던 실망 어린 눈길도, 돌아보면 별것 아닌 몇몇 갈등도….

당신에게도 ‘짧은 기억력’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김미라_ 라디오를 사랑하는 이. 고생을 하고도 황폐해지지 않은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 인본주의자. KBS 1FM ‘당신의 밤과 음악’의 작가입니다. 에세이집 <위로>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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