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낙화

샘솟는 기쁨 2009. 5. 6. 12:39
 이형기의 <낙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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