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찾아서

메리슨 카운티의 다리

샘솟는 기쁨 2012. 8. 28. 15:01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이근배

 


 

한세상 살다가/ 모두 버리고 가는 날

 

내게도 쓰던 것/ 주고 갈 사람 있을까

 

붓이나 벼루 같은 것/ 묵은 시집 몇 권이라도

 


 

다리를 찍으러 가서/ 남의 아내를 찍어온

 

나이든 떠돌이 사내/ 로버트 킨 케이트

 

사랑은 떠돌이가 아니던가/ 가슴에 붙박혀 사는

 


 

인사동 나갔다가/ 벼루 한 틀 지고 온다

 

글 쓰는 일보다/ 헛것에 마음 뺏겨

 

붙박힌 사랑 하나쯤/ 건질 줄도 모르면서

 

 

- 시집 '종소리는 끝없이 새벽을 깨운다' 중

 

흰 나방이 날개짓을 할때

다시 저녁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일 끝나고 오늘밤에 오세요 .

 

 

영화에선 로버트 킨 케이트와 프란체스카가 처음 만난 날 저녁 그들이 함께 집 주위를 산책하며 예이츠의 시구로 정담을 나누는 장면이 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산책할 때 로버트가 예이츠의 시구절인 "달은 은빛 사과, 해는 금빛 사과(The silver apples of the moon, The golden apples of the sun)"라고 낭송하자 프란체스카는 이 시가 예이츠의 시 'The Song Of Wandering Aengus(헤메는 잉거스의 노래)' 임을 단번에 알고 다음날 새벽 역시 같은 시의 한 구절인 바로 그 “나방이 날개 짓을 할 때...”라는 쪽지를 그들 만남의 가교인 로즈만 다리에 붙여 놓는데 그 쪽지가 바람에 팔락이는 장면이 생생하다. 이 쪽지를 로버트는 죽을 때 까지 간직하였다가 죽은 후 "4일 동안"이라는 그의 사진집에 끼워서 프란체스카에게 다시 돌아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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