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솟는 기쁨
2008. 3. 23. 13:21

보석같은 싯구절모아 시목걸이 만들어서 그대 마음 한 가운데 걸어주고 싶어라
그대여 우울 할 때에는 시목걸이 음미하리라
비록 절름거리며 어두운 세상을 걸어가고 있지만요. 허기진 영혼 천길 벼랑 끝에 이르러도 이제 절망 같은 건 하지 않아요. 겨우내 자신의 모습을 흔적없이 지워 버린 민들레도 한 모금의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마음을 비우면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말을 누가 믿으랴
젊은이들은 모두
구정물처럼 혼탁해진 도시로 떠나 버리고
기울어지는 여름풍경 속에서
하루종일 허기진 그리움으로
이따금 놀빛 얼굴로 바라보는
먼 하늘이 청명하다
인생이 깊어지면
절로구름의 거처를 묻지 않나니

가을밤 산사 대웅전 위에
보름달 떠오른다
소슬한 바람한 자락에도
풍경소리 맑아라
때로는 달빛 속에서
속절없이 낙엽도 흩날리고
때로는 달빛 속에서
속절없이 부처도 흩날린다
삼라만상이 절로 아름답거늘
다시 무슨 깨우침에 고개를 돌리랴
밤이면 처마 밑에 숨어서
큰스님 법문을 도둑질하던 저 물고기
지금은 보름달 속에 들어앉아
적멸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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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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