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찾아서

우화의 강

샘솟는 기쁨 2009. 3. 23. 10:11

寓話(우화)의 江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우화(寓話) ; 다른 사물에 비겨 의견이나 교훈을 은연중에 나타낸 이야기.[이솝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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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흘러들어 ..때로는 아픔도 맛보고 때로는 황홀함도 느껴보고,

잡은손이 따뜻하여..그손안에 세상이 다 찬듯했으나..

 

그때의 약속은 이미 약정된 듯 끝나고...형벌처럼 이별을 하고,

또 세월을 돌아,또 그리움이 되어 흘러오며..

 

그렇게 삶이 서서히 감해져 가는가 보다. 

 

 

2009.4.9.

샘솟는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