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소네트 29

샘솟는 기쁨 2009. 4. 30. 09:46
소네트 29
/윌리엄 셰익스피어




(The Land and Love / Ismail Shammout)
운명과 세인의 눈에 천시되어
나는 혼자 버림 받은 신세를 슬퍼하고
소용없는 울음으로 하늘을 괴롭히고
내 몸을 돌아보고 내 형편을 저주하나니(...)
내가 가진 것에는 만족을 못 느낄 때,
그러나 이런 생각으로 나를 거의 경멸하다가도
문득 그대를 생각하면 나는
첫 새벽 적막한 대지로부터 날아 올라
천국의 문전에서 노래 부르는 종달새,
그대를 생각하면 곧 부귀에 넘쳐
내 운명 제왕과도 바꾸지 아니 하노라.
(피천득 옮김)

첨부이미지

간혹 내가 싫어집니다. 못생기고 힘 없고 아무런 재주도 없는 내가 밉습니다. 
희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 용모가 수려한 사람들, 권세 부리는 사람들 옆에서 
나는 너무나 작고 미미한 존재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람―당신의 사랑이 쓰
러지는 나를 일으킵니다. 내게 겸손, 용기, 위로, 소망을 주는 당신. 내가 나를
 버려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 당신. 내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는지, 나는 정말 
당신과 함께할 자격이 없는데, 내 옆에 당신을 두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당신이 존재하는 내 운명, 제왕과도 바꾸지 아니합니다. 
(장영희 해설)

Beethoven - Violin Sonata No.5 in F Major Op.24 (Spring) 
/2악장 Adagio molto espressivo 
Gidon Kremer (violin)
Martha Argerich (piano) 
(출처 : 운영자 CD)
-정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