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수다
앗찔한 순간
샘솟는 기쁨
2013. 5. 20. 16:43
부슬부슬 비가 오는 일요일 아침에 남편과 진하 간절곶에 갔다.
파도소리 철석이고 안개가 두리둥실 깔려 있는 바다는 정말 운치 있었다.
늦은 아침도 사 먹고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넋이 빠져 걸었다. 비에 살짝 젖은 길이 미끄러웠던지, 타일 바닥에 발라당 자빠링했다. 눈앞이 하예지며 꼬리뼈가 너무나 아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주저 앉아 한참을 있었다.
나는 허리가 어찌 되었을까 싶었는데 남들보다 엉덩이 쿠션이 좋은 탓인지,그부분이 시퍼렇게 다 감당해 주었다. 다행히 허리와 목은 괜찮았다. 집으로 돌아 오자마자 사혈을 하고 온몸이 쑤셔서 끙끙 앓았다. 정말 머리라도 다쳤으면 어찌했을까. 아찔한 순간이었다.
아차하는 순간에 장애인이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십년감수 하고 난 후 하루하루 무사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불행을 비껴나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나이다. 오늘은 심히 나긋나긋하게 살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