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찾아서

소록도에서

샘솟는 기쁨 2013. 11. 10. 19:41

 

소록도에서

 

 

문득 당도한 그곳

눈 맑은 사슴 닮아 소록도

 

여린 바람 묵염하고

쪽빛 햇빛 숨 죽인다

걸음 걸음 그대들의 애환이

피고름으로 짓물러 있다

 

숨통 트자 고개 들면

하늘 이어진 바다

차마 은빛 천사의 날개련가

 

운명의 강 따라

시체처럼 떠밀려온 몸뚱아리

멀리서 들리는 구슬픈 뱃고동 소리

그대 울분이리라

 

세월 거슬러

멍든 영혼

소록도 바다 보러왔다

 

하늘 속 바다.

 

 

-나겸'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