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세비야 호텔이다.
피곤에 절여진 다리를 배개에 올리고
거꾸로 몰린 피를 내렸다. 야간엔 나가지 못하고 쉬었다.
하수스가 마지막 운전을 끝내는 날이라고 기념으로 새벽 늦게 모자를 샀다며 룸메가 잠결에 말한걸 들었다.
높은 천정, 분수대가 시원하게 뿜어대는 호텔 실내 로비다.
400명이 투숙할 수 있는 대규모 웅장한 시설에 압도 당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저녁 뷔페도 제일 맛있었다. 호텔은 미로처럼 되어 있어서 방 찾아 가는 것이 재미 있었다.
세비야에서 보는 꽈달키비르강의 모습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세계에서 3대 성당안에 든다는 세비야 대성당 이슬람 사원.
카톨릭 성당으로 사용하는 내부는 영화 촬영으로 일부 통제 되었지만
타일 조각과 돔 형식의 천정 아치 창문 중앙 부분에 스테인 글라스는 눈부셨다.
흐르는 물들은 자연의 조화가 완벽했고 인간의 솜씨라기 보다 신의 손길이 닿은 작품 같았다.
어마어마한 건축물이 지어지기까지 보이지 않는 피와 땀이 느껴졌고,
울부짖는 영혼이 지하에 있는 듯해 용서를 빌며 가슴에 두손을 모았다.
당신들이 핍박 받으며 만든 무늬 하나하나가 내 눈에, 내 몸의 전율을 선사 했지만 찡한 마음으로
볼 수 밖에 없음을...
저 밑바닥 역사를 끍는 내내 그들의 울분이 느껴졌다.
이 화려함 속에 후손의 후손이 되어 당신을 봅니다.
나의 얼굴, 나의 몸 어느 한 조각에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내 숨 쉬는 숨결 뒤로 당신이 서 있음을 느낍니다.
저녁에 과달키비르강을 보며 생맥주
한 잔을 더 드리키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훈초와 바라본 카누의 색색 유희들과 어우러진 강을 잊지 못할 것이다.
오늘은 세비야를 떠난다.
세빌야의 이발사,피가로의 결혼,카르멘, 돈 조반니의 무대가 되었던 세비야여 아듀~~~
호텔에 habitacions 라고 씌여져 있다.
밖엔 어둠이 여전하다. 저쪽 기둥엔 로이스가 p/c로 아침편지를 열심히 쓰고 있다.
아침 식사가 시작 되는가 보다
각국 여행객들의 여행가방의 바퀴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두런두런 그들의 속살거림이 들린다.
외국에 나 앉은 것이 실감난다.
시간 관계상 기록은 못했지만 세비야 에스빠냐 광장도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