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수다

봄 주변을 서성이다

샘솟는 기쁨 2017. 4. 2. 11:05


아파트에서 보이는 가로수길에 벚꽃이 꽃망울을 입에 물고 조금씩 벌리고 있다.

앞쪽에는 이미 어제온 비에 젖어 팝콘 튀기듯 퐁퐁 터트리고 있다.  나는   창을 통해 집안에서도 봄을 본다. 그 동안 결핍되었던 감정이 저절로 감탄사를 토해 내게 만든다.

 

요즘은 가까운 곳에 있는 시명골에 오른다.   명곡 저수지가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는 산책길이다.   겨울 동안 숨죽여 인내해 왔던 생명들이 새싹을 쏘옥쏘옥 얼굴을 내밀고, 나무는 아프게 아프게 산통을 겪으며 꽃을 피운다지천에 진달래, 개나리, 등 야생화들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게 한다. 계곡물은 맑게 졸졸 흐르며 동요를 부른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내려오면 하루를 벅차게 살 수 밖에 없다.

 

누군가 계속 내 앞에 예쁜 풍경화을 디미는 느낌이랄까.

나는 요즘 시명골과 바람난 여자다. 이 바람이 한 동안 나를 사로 잡을 것 같다.

하루 종일 시명골 바람을 달고 다녔다

'나와의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0) 2017.03.06
지난 금요일 아침에  (0) 2016.12.30
검역소(부산)에 가서   (0) 2016.12.30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릴때  (0) 2016.12.30
가을 앓이  (0)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