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곳에서 깊고도 깊이 흐르는 강의 목소리는
저만치 앞쪽 햇살이 눈부신 곳에서 흐르는 강의 목소리하고는 다르다.
절벽 아래 그늘진 곳은 강물이 깊어 심연의 소리를 내며,
가끔 흐름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되돌아서서는,
자신이 하는 얘기를 스스로 알아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똑같은 말을 한두 번 더 되풀이했다.
하지만 앞쪽의 강물은 호들갑을 떨고 시끄럽게 재잘대며 화창한 세상으로 냅다 달려 나갔다.
-노먼 매클린, ‘흐르는 강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