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너를 만나고 싶다

샘솟는 기쁨 2009. 2. 25. 13:49

너를 만나고 싶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다가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 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는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 김재진님의 시집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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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아,
온갖 소망아,
붙잡아 주럼.
내사랑 그대를....
 
2009.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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