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수다

스페인을 다녀 온 후...

샘솟는 기쁨 2014. 10. 19. 09:57

 시차 때문에 새벽에 잠들어서 늦잠을 자게 된다. 2주쯤 되는 시간이 또 다른 습을 만들어 놨다.

 

많은 생각을 하고, 정리하고, 기존의생각을 바꿔준 여행이었다. 에스빠냐의 건축물과 미술관도 좋았지만 나는 똘레도와 론다의 누에보 다리, 헤밍웨이 길, 백설공주궁, 몬세랏 수도원과 동굴 등 자연스런 풍경이 좋았다. 특히 몬세랏의 하늘과 맞닿은 듯한 감격적인 울컥임은 잊을 수 없다.동굴 안 방명록에 그때의 감동을 기록하였다.

 

이제 과거와 미래의 철창을 치고 오직 '지금'에만 집중하며 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랜시간 깊은 올가미로 감긴..풀지 못한 매듭을 풀어 헤칠 수 있을 것 같은 해방감이 왔다. 그리고  무겁게 들고 다녔던 미래의 불안감을 절벽 아래로 과감히 내 던졌다.

이제 자유다.

 

몬세랏 동굴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 주었다. 머리와 맞닿은 듯한 하늘, 바위로 둘러 쌓인 산등성, 길 모퉁이 마다 예수님의 스토리가 담긴 조각상, 빨려 들어 가듯 내몸이 닿은 곳, 울컥함이 용솟음 치고 한 줄기 빛이 내 몸을 감싸듯 평화의 옷을 휘둘러 주었다. 새로운 내가 재 탄생한 듯한 느낌으로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났다. 몬세랏 수도원에서는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가 천사의 노래처럼 영혼을 어루만져 주었다. 내가 점점 더 투명하게 신께 다가선 느낌이었다.

 

똘레도 언덕에서 바라 본 풍경은 고향의 어머니 품 같았다. 포근하게 둘러싼 계곡물이 젖줄처럼 풍요해 보였고 거리는 조용하고 아늑했다. 올리브 열매 안주로 와인잔을 기울이며 입을 모아 부르던 노랫가락까지 잊을 수가  없다.

 

동행한 분들은 이미 스승으로 내 가슴에 기록 되었다. 한 분 한 분 참으로 보석같은 삶을 사시는 모습에서 많은걸 느끼고 깨닫게 해 준 분들이니까.. 늘 잘 살아 주기를 기도한다.

그들의 웃음소리, 밝고 힘찬 음성, 에너지 넘치는 몸짓까지...

문득 문득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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