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의 수다

법기 수원지 다녀 오다

샘솟는 기쁨 2014. 6. 2. 18:04

일요일인데도 아침 일찍 남편은 낚시 갔다가 오전 열시쯤 철수해서 공장으로 돌아와 일을하고 있다.

 

근면 성실한 신랑이 고마워서 김치볶음밥으로 점심 도시락을 간단히 준비하고, 수박을 썰어 디저트로 넣었다.    요즘 공장을 이전하고 경제적으로 힘이 든다.  좁은 오르막 길을 오르는 그가 잘 먹고 에너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사무실 청소를 끝내고 나니 일은 끝났지만 구포에 열처리 공장에 가야 한다며 같이 가잖다.

 

팍팍한 일상의 무거운 짐을 주렁주렁 들고 따라나섰는데,  일을 마치고 구포시장에 들러 생선과 회, 팥죽, 산딸기, 만두도 사고 활기찬 시장 구경을 하니 입가에 웃음이 돌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법기 수원지도 들렀다. 더위로 느슨해진 몸으로 들어섰다가, 편백나무가 쭉쭉 빵빵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아 있는걸 보니 기운이 났다.    피톤치드를 한껏 흡입하고, 수원지에 올라서서 녹색으로 한껏 팽창한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니 나도 생생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습기를 베물고 있던 축축한 날에  돌연히 들린 수원지에서 옹골찬 기운을 받으며, 바쁜일상에 쉼표를 찍었다.

   

이렇게 어느새 슬금슬금 여름이 깃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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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회상>

   

별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 있는지를.

 

- 이 외수 사색상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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